




대다수의 친구들은 그의 무모한 이주모험에 극렬 반대했었죠.
겨울이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기온과 지붕을 덮는 눈밭속에서 아이들 교육과 생존이 결코 녹녹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른들이야 그렇다치고 초등학생인 두딸을 그 험한 오지로 데려갈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떠난 친구를 몇년이 지나서 러시아로 찾아갔습니다.
물론 그 친구가 살고 있는 곳까지는 가지 못하고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거쳐 하바노브스키란 도시에서 만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가 살고 있는 집을 가려면 도시에서 차량으로 하루 반나절을 꼬박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솔직히 저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런 척박한 곳에 애들까지 데리고 가고자 했던 그 친구의 무식한 무모함에 짜증이 났었으니까요.
여행삼아 우리 애들과 함께 친구가족을 만나고 바이칼 호수 주변을 기차로 일주하고, 호수에 한번 빠져 그물을 마시시면 10년을 더 산다는 바이칼 호수에 풍덩! 풍~덩! 몸을 던져가며 몇일간을 재미있게 놀다만 왔습니다. 친구가족들이 잘살고 있나 확인한다는 명분하에 말이죠.
오늘 연해주에 살고 있는 북극곰같은 친구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의 메일을 여는 순간! 아~~~역시. 나보다 훨씬 난 놈이다. 아니 비교가 될 수 없는 거인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척박하지만 드넓은 초원을 농토로 바꾸고, 먹고 살기 위해 또 독립투쟁을 위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분들의 자손들과 함께 고려인 생산공동체를 완성시켜 나가고 있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존경심과 경외감을 느낍니다.
정말 대단한 가족입니다.
대한민국이란 조그만 땅떵어리에서 남들하는대로 따라하지 못해 안절부절하고 사는 우리네 모습이 처량맞습니다.그래도 나에게 또 우리에게 멋지고 훌륭한 친구가족이 있다는 것을 위안삼으며 자료사진 몇장을 올려봅니다.
문득 세상은 넓고 하고 싶은 일, 해야 만 하는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상은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어 일보. 일보 전진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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