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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과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4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어제 평양을 방문했다.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파격적인 회담과 만찬을 함께 하며 억류된 여기자 두명의 손을 잡고 귀환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클린턴의 방북은 말 그대로 기습적이다.
특히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MB정권에게는 기습적이다 못해 치명적이다.
국제관계의 손익계산은 집적된 정책이나 통계뿐 아니라 국가의 목표와 정책의지에 따라 순신간에 변하기 마련이다.오바마 집권 이 후 북미관계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첨예한 대립구도를 유지해왔다 거칠 것 없이 세계를 누빈 오바마의 행보는 이란과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압축되어져 왔다.
산타나모 수용소 폐쇄,파격적인 이란과 이라크 방문,또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아프카니스탄 문제해결을 위한 사전조율등은 부시정권하에서 자행된 무모한 전쟁을 종식시키고, 이슬람권과의 화해를 통한 전선의 축소를 목적한 것이었다.
세계 최강이란 미국이 서브프라임 재정파탄을 촉발점으로 하여, 금융자본의 파산,GM파산 등미국 산업 전반이 위기 국면에 빠져 있다는 현실이 오바마로 하여금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부시식 전선확대론을 부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간단히 말해 이제 미국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세계시장 석권이란 팍스 아메리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미국부터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이 세계 곳곳에 벌여놓은 전쟁터를 스스로 정리해야만 한다.오바마는 실추된 미국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화해와 협상을 통한 외교전략을 공약했고, 미국인들은 오바마를 선택했다.
전쟁과 전선의 확대가 아닌 실리위주의 외교정책은 필연적으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왔던 신자유주의 노선의 수정을 요한다.미국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보호주의 정책은 지금 당장 미국 민주당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카드이다.
클린턴의 방북은 오바마 민주당 정권의 외교전략의 백미이다.
오바마는 특사가 아닌 민간인 신분인 클린턴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 한 후 북한의 의중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려 했을 것이다.북한 역시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궤도 위성 로켓 발사,핵실험 강행을 통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해왔다는 사실에 비춰볼떄 오바마 정권의 협상카드와 협상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클린턴은 민간인이지만 전직 미국 대통령이고 대통령 재임시 북한 포용론의 주창자였다는 점과 힐러리 국무장관의 남편이란 점에서 북한 역시도 클린턴의 방북에 적극 동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클린턴은 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두명을 석방시키는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첨예한 정치.군사적 대치 상태에서 클린턴이란 인물을 매개로 북한은 미국에 선물을 주었다.
이제 미국이 화답할 차례이다.화답의 개괄적 틀은 클린턴을 통해 오바마에게 전달될 것이다.
94년 카터 방북때를 기억해보면 미국의 첫번째 화답은 금융제재를 해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미국 주도의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는 효율적 대북 압박수단은 못된다.
중국이 금융제재에 적극적이지 않고,북한의 달러 의존도와 과거의 경험에 비춰봐도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미국도 잘알고 있을 것이다..
해상봉쇄 역시 해제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요구하는 포괄적 일괄협상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그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고, 또 한편으론 한국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6자회담을 복원함으로서 이들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함과 동시에 북한과의 최종 담판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미국의 대북한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고 북한에 대한 구체적 정책 목표가 수립될 것이다.클린턴 방북은 미국과 북한의 대립구도가 협상구도로 바뀌고 있다는 징표이다.
이제 문제는 MB 정권이다.
MB 역시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전반기 대북 압박정책이 효과를 얻지 못하고, 5자회담 제의등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국내외적인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MB 정권의 선택은 두가지 방향에서 결정될 것이다.
촛불정국과 서거정국을 거치면서 MB 정권이 선택한 이른바 집토끼 강화론(보수단결론)을 선택한다면,대북정책 역시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MB 정권이 6자회담 복원과 북미협상 진전 국면에서 외교적으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과거 YS정권과 같이 집권 후반기에 상당한 진통을 격게 될 것이다.
MB 정권이 미국과 중국 등의 외교적 압력에 따라 국내정치와는 별개로 대북 유화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MB식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북한에 대한 강경책보다 외교적 수단을 선택하여, 북한과의 관계에서 파격적 제안(클린턴식)을 시도할 수는 있다.그러나 문제는 DJ-ROh로 이어진 민주정부 10년간의 대북성과를 뛰어넘는 놀랄만한 제안을 MB가 과연 할 수 있겠는가이다. 현실적으론 MB 정권이 과도한 욕심을 누르고 말 그대로 실용주의에 입각한 대북 유화책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정착은 일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에서 부시를 만나 프랜들리하며 어깨 동무하는 걸 보면서 내가 MB 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한국의 대통령이니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